WEB 2.0 :: RATM의 크리스마스 차트 1위의 의미
Posted at 2010/01/06 22:06// Posted in LABORATORY
1. 크리스마스 차트 No.1
영국 크리스마스 차트 No.1은 크리스마스전 바로 일요일에 발표되는 싱글차트 1위 곡을 말한다. 싱글차트 집계는 온라인 / 오프라인 싱글 판매량을 기준으로 집계되며 매주 일요일에 발표된다. 서양에서 크리스마스는 가장 중요한 명절 중 하나이고 서로 선물을 주고 받는 것이 관습이 되어 있기 때문에 음반 판매량이 가장 높은 시기이기도 하다. 따라서 크리스마스 차트 1위를 한다는 것은 상업적 측면에서는 물론 아티스트 개인에게도 큰 영광이 아닐 수 없다고 한다.
실재로 많은 아티스트들이 크리스마스 넘버 원을 차지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여 왔으며 심지어 도박회사들은 누가 넘버 원을 차지 할 것이냐를 두고 도박을 하는 등 오랜 기간동안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아왔다.
2. X-Factor의 등장
하지만 2005년 미국의 아메리칸 아이돌과 동일한 포맷의 리얼리티 프로그램 "X-Factor"가 등장하면서 사정은 달라지기 시작한다. X-Factor의 최종 우승자가 크리스마스 시즌 직전에 음반을 발매하기 시작하면서 2005년부터 2008년 까지 4년 연속 크리스마스 차트 넘버 원은 X-Factor 최종 우승자에게 돌아가기 시작한다.
X-Factor은 1500만명이 넘는 시청자가 보는 인기 프로그램이고 수백만명이 직접 투표에 참여할 정도이니 이제 두근두근 설레이는 '올해 크리스마스 차트 넘버 원은 누굴까?' 따위의 기대감은 사라져 버린셈이다.
3. "Rage against the machine for christmas No.1"
이러한 상황은 2009년 또한 마찬가지 였다. 우승자 Joe McElderry가 크리스마스 넘버원을 노린 싱글 "The Climb"를 발표했고 그 누구도 올 크리스마스 넘버 원은 Joe McElderry의 몫이라는 것에 대해 의심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에 염증을 느낀 한 음악팬이 "RAGE AGAINST THE MACHINE FOR CHRISTMAS NO.1" 이라는 페이스북 그룹을 만들었고, (http://www.facebook.com/group.php?gid=2228594104) 내용은 다음과 같다.
We are all buying a download of 'KILLING IN THE NAME' by RAGE AGAINST THE MACHINE right NOW! until the end of Saturday 19th December (23:59pm).
즉 X-Factor 출신 No.1 이 아니라 Rage against the machine(이하 RATM)의 "Killing in the name" 이라는 곡을 12월 19일 토요일까지 다운로드하여 차트 1위를 만들자는 것이다.
Killing in the name은 17년 전에 나온 싱글이며 RATM은 이미 해체한 밴드이다. 더군다나 크리스마스의 따스함 따위와는 오백만광년 떨어진 요즘 한국에서 유행하는 표현을 빌려쓰자면 "극렬 좌빨" 성격을 지닌 하드코어 음악을 하는 밴드다.
아무리 소셜미디어 기반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의 영향력이 강력해 지고 있다고 할 지라도 무려 4년간 바뀌지 않은 크리스마스 차트 넘버원의 공식을, 그것도 대중성과는 거리가 먼 RATM의 곡으로 깨트리려 하다니 당연히 말도 안되는 시도였다.
여하튼 운동이 시작되고 뜻 있는 몇 명이 입소문 - 블로그, 트위터 등을 통해 - 을 내기 시작했다. 이에 몇몇 음악 전문 매체가 이 사실을 보도하기 시작했고 X-Factor의 사이먼 카월은 이 운동을 멍청하다며 비난했다. 이에 분기탱천한 네티즌들의 자발적 참여가 더욱 활발해졌으며 더 많은 매체가 관련 내용을 보도하기 시작하면서 이슈로 급 부상하게 되었다.
이에 RATM의 리더 탐 모렐로는 자신의 트위터에 이 운동을 지지한다고 밝혔고 성공할 경우 영국내 무료 공연은 물론 수입금 전액을 자선 단체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많은 동료 아티스트들이 지지를 보냈으며 페이스북 그룹의 가입자 수는 90만명을 육박하게 되었다.
결과는? 50만대 45만으로 2009년 크리스마스 넘버원 자리는 RATM에게 돌아갔다.
4. 크리스마스 전쟁의 의미
아이돌 가수를 제치고 RATM이 1등을 했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이번 사태(?)는 주류미디어 혹은 음반 산업에 대항한 (소셜미디어를 기반으로한) 자생적 대중 운동의 통쾌한 승리로 규정지을수 있다.
지난 4년간 X-Factor 출신의 가수들이 차트 1위를 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분명 염증을 느끼는 음악 팬이 상당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의 이러한 의식이 외부로 표출되기 위해선 그들의 생각을 공유하고 토론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야 집단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 소셜미디어는 이러한 공간을 그들에게 제공해 준다.
누군가 Facebook에 RATM을 1위로 만들자는 메시지를 개진하고 이에 뜻이 맞는 많은 네티즌들이 자발적으로 관련 게시물을 자신의 블로그나 트위터, 혹은 다른 커뮤니티 사이트에 게시하기 시작했다. 주류 미디어들이 이러한 사실을 보도 하면서 참여자는 더욱 늘게 되었고 50만명이 넘는 사람이 기꺼이 Killing in the name 을 구매했고 차트 넘버 원을 차지하게 되었다. 또한 탐 모렐로가 수익금을 전액 기부하겠다는 메시지를 남기자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추가로 1억원 상당의 기부금을 모으기도 했다.
결국 소셜미디어를 기반으로 한 자생적 시민 운동이 얼마나 큰 파괴력을 가지고 있는지, 그 잠재력을 보여준 일대 사건이라 할 수 있겠다.
참고 : http://www.ddanzi.com/news/7253.html
[본 포스팅은 대학생 최초 홍보 연합 동아리 PR's Team Blog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수정 : 1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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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dow72009/12/24 02:06 [Edit/Del] [Reply]레지머신을 좋아해, 정규앨범에, 커버앨범, 디비디까지 다 장만한 팬이지만, 이번 사건은 너무 과대포장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이를테면 한국의 어느 음악팬이 "아이돌 졸라 싫어, 산울림 1집을 판매1위 만들어놓자"고 선동(?)해서 그 장난끼가 성공한 경우라고나 할까요. 자생적 시민운동의 잠재력을 보여준 것이라면, 한 음악팬의 장난끼어린 선동이 다른 경우에도 먹혀들어가야 하겠지만, 제가 볼때는 이건 1회성 해프닝에 지나지 않는다고 봅니다. 물론 개인적인 소망으로는 자생적 시민운동의 파괴력을 드러내면 좋기야 하겠지만, 그건 정말 쉽지 않은 케이스일 겁니다. 그리고 RATM은 이미 재결성됐습니다. 신곡 발표를 안했다 뿐이지.